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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의혹/ 상품권 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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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의혹/ 상품권 대란 오나

입력
2006.08.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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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촉발된 경품용 상품권 대란 여파가 상품권 시장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발행업체에 대한 가맹점의 계약 해지 요청과 유통업체, 오락실 업주들의 상환 요구가 잇따르면서 경품용 상품권 시장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서점 극장 놀이시설 등 문화 관련 업계가 경품용 상품권 뿐만 아니라 일반 상품권의 사용도 제한키로 해 소비자들의 집단 피해마저 우려된다. 시장 혼란을 틈타 ‘딱지 상품권’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 상품권 업계에 따르면 대형 서점 체인인 루니앤반디스는 이번 주부터 경품용으로 표시된 상품권은 받지 않고 있다.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CGV가 문화관련 상품권 사용을 1인당 1만원으로 제한하는 등 이날부터 상품권 사용 제한 움직임을 속속 취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영화 관람비는 7,000~8,000원 선으로 상한선을 1만원으로 설정한 것은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품권들로 인한 잠재적인 피해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형 음반점과 공연장, 놀이시설 등 대부분의 문화 공간들이 거래 중단과 사용 제한 방침을 두고 고심 중이다.

충격파는 포털사이트, 온라인게임 등 인터넷 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상품권 결제비율이 10~15%로 비교적 높은 게임업체 넥슨은 취급 중인 상품권을 계속 받을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도 비상 상황을 가정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이번 사태로 상품권 시장의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상품권 발행사의 한 관계자는 “경품용 상품권이 난립하면서 전체 상품권 시장이 혼탁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연스레 옥석이 가려지면 시장도 정상화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가 유명무실해 지면서 지정제 도입 이후 거래가 급감했던 ‘딱지 상품권’이 범람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지정 상품권인 딱지 상품권은 가맹점 없이 환전을 통해 경품용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주들은 유통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는 이유로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상품권 매매업자 Y(30)씨는 “정부의 경품용 상품권 폐지 방침이 나온 이후 웃돈을 주고서라도 딱지 상품권을 구매하겠다는 총판이나 유통업자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1회 거래에 50만장 씩, 장당 20~30원에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성인오락실 업주도 “환불도 안되고 부도설까지 나도는 발행업체의 상품권은 휴지 조각이 된지 오래”라며 “불법인 줄 알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만이라도 딱지 상품권을 쓸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이 중에는 경품용 상품권 업체로 인증받았다가 지난해 7월 지정제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업체들의 구권 딱지 상품권도 정상 상품권으로 둔갑해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합법적인 법인명으로 상품권을 발행하거나 ‘상품권 지정제가 소송에 계류중이기 때문에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로 업주들에게 매입을 강권하는 편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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