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2001년 ‘닷컴 붕괴’ 때 보다 훨씬 거칠고 깊고, 기간도 긴 리세션(recessionㆍ경기침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5일 경제전문 매체인‘마켓워치’에 따르면 실물경제학자인 뉴욕대 누리엘 로우비니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 주택시장 붕괴가 경제 전반을 침체 시키고 있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로우비니 교수는 전미 부동산협회(NAR)가 지난 7월 미국의 주택 판매가 전년에 비해 4.1% 감소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40∼50년 만에 가장 큰 주택시장 불황”이라며 “이번 불황은 그 자체로도 미국의 리세션을 초래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닷컴 거품 붕괴는 기술주를 보유한 소수에게만 영향이 갔지만, 주택거품 붕괴는 미국의 모든 가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미국내에서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신규주문이 7월 중 3개월 사이 처음으로 하락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비관론에 기름을 부었다.
로우비니 교수는 “주택분야의 투자 감소는 나스닥이 붕괴됐던 지난 2000년과 2001년의 투자 감소폭을 능가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높은 에너지 가격, 높은 금리, 정체된 임금, 저축 감소, 부채 증가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틴 펠트슈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 의장이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 경제 침체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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