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컴퓨터는 24일 자사 노트북 컴퓨터에 탑재한 소니의 리튬이온 전지가 과열 및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 180만개를 회수해 무료 교환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미국 컴퓨터업체인 델도 지난 주 가전제품 사상 최대인 410만개의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따르면 문제의 전지는 2003년 10월~2006년 8월 판매된 애플 노트북 ‘iBook G4’와 ‘PowerBook G4’모델에 사용된 것이다.
애플컴퓨터는 “그 동안 전지의 과열과 관련된 보고는 총 9건으로, 그 중에는 가벼운 화상 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애플은 미국 내에서 판매한 110만대와 인터넷 등을 통해 판 70만대의 노트북 컴퓨터에 대한 전지 리콜을 실시한다. 애플의 리콜은 지난 주 델에 이어 가전제품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 침체에서 회복기미를 보였던 소니는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어떤 식으로든 리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소니로서는 당장 영업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일본 골드만삭스증권 분석에 따르면 델의 리콜과 관련한 회수비용만 최대 394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 항공당국이 항공기내 노트북 사용 제한을 검토하는 등 사태의 확대도 심상치 않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4일 일본에서도 델 노트북 컴퓨터에 탑재한 동형의 소니 전지에 의한 발화(發火)사고가 2005년 10월과 올해 6월 등 2차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경제산업성은 오는 31일까지 사고원인과 재발방지책을 보고하도록 델과 소니에 요청했다.
전자제품 소형화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는 91년 소니가 처음으로 상품화해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휴대용 게임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소니가 30% 전후, 산요(三洋)가 40% 전후의 시장점유율을 갖는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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