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테일러 개토 지음ㆍ이수영 옮김 / 민들레 발행ㆍ9,000원
저자인 존 테일러 개토는 30년간 미국 뉴욕시의 공립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1989년부터 3년 연속 뉴욕시 올해의 교사상을, 90, 91년 뉴욕주 올해의 교사상을 받았다. 제도 교육의 커리큘럼을 전혀 따르지 않는 ‘게릴라식, 학생 맘대로’ 교육법이 수상의 이유였다.
책은 학교 교육에 대한 개토의 비판과 대안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그는 학교가 ‘찍어내는’ 획일적이고 비창의적인 교육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리고 학교는 “그럴 자격이 없는 무책임하고 낭비적인 조직이자 제도”라며 “모두 폐기되어야 한다”고 거침없이 비판한다.
개토는 91년 학교를 그만 두고 대안 찾기에 나섰다. 책은 90년부터 2000년까지 그가 쓴 주요 에세이와 강연 원고, 제자들의 글을 모은 것이다. 세월이 조금 지난 글이긴 하지만 교육 개혁에 대한 의지와 논리 정연함은 민망한 교육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개토의 주된 관심 중 하나는 정부가 주도하는 학교 교육의 무용론이다. “사회적 단결은 학교 교육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거나,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스승은 국가면허를 딴 전문가”이고, “학생들에게 자유 대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올바른 국가권력의 행사”라는 등의 학교에 대한 기존의 신념을 ‘억측’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억측을 바탕으로 권력을 잡은 학교는 스스로 비대해지고 비효율적으로 변해, 이제는 그 구성원을 먹여 살리는 데만 급급하다고 말한다. 더 이상 학교에 교육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고 개혁 또한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발길질을 해도 아픔을 모르는 시체”라고 학교 교육에 사망선고를 내린다.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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