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 "우린 원래 좋은 얘기 들어본 적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 "우린 원래 좋은 얘기 들어본 적 없다"

입력
2006.08.25 23:59
0 0

전국교직원노조 장혜옥 위원장에게 이번 여름은 말처럼 '혹서(酷暑)였다. 6월 "전교조가 교육 발전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전직 전교조 간부들의 고언(苦言)이 파장을 일으키더니, 7월과 8월에 열린 교육위원 선거에선 4년 전과 비교해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1일 서울고법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으로서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장 위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을 선고했다. 벌금형이 확정되면 장 위원장은 지금의 자리는 물론, 교사직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3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 임기 만료(12월31일)까지 절반의 시간을 넘긴 장 위원장을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전교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고법 판결에 대한 소감은.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일상적인 일 아닌가(웃음).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그런데 이번 판결엔 위헌적 요소가 있다. 법적 처벌도 모자라 교사 자리를 내놓으라니, 이중 처벌이다."

-갈수록 주변에서 전교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것 같다.

"원래 우린 좋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슬로건 중에 하나가 '교육 민주화'였는데 그 정도가 평이 좋았을 뿐이다. 1989년 노조 창립 때나 99년 합법화됐을 때나 항상 '빨갱이' 소리를 듣지 않았나."

-7월31일과 이 달 11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치러진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교조 후보는 모두 16명이 당선돼 4년 전보다 8명이 줄었다.

"의석 수가 좀 줄었다고 해서 참패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다.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교육위원이 연봉 5,000만원짜리로 유급화하면서 교육관료들이 대거 몰렸다. 간접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이 3월 구성됐는데 마침 우리도 보궐선거 치르느라 그 쪽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이런 저런 주위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지만 전교조에 대한 경고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통일교재' '북한 포스터' 등 '의식화 교육' 파문이 일었는데.

"그런 사건 때문에 근본적인 표심이 흔들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선 중앙 동아의 색깔론 공격이 일부 먹힌 것은 인정한다. 이들 기사를 인용해 유세장에서 (경쟁 후보들이) 전교조 매도 발언을 엄청 쏟아 냈다."

-전교조가 교원평가제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평가 없는 조직'이란 게 있을 수 있나.

"교사는 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가치관 질서 품성 등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이를 각론으로 차트화해서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품성과 인격이 훌륭해 학생들로부터 존경 받는 교사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무엇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그렇다면 평가 방식에 대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현재도 진단평가 학력성취도평가 학급운영평가 등을 한다. 교과 협의회를 통해 교과 학습에 대한 평가도 한다. 바로 이런 것을 내실화하면 된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