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소장 개혁파 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소속 의원들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100일 민생대장정’에 동참키로 하면서 당내 대선 경쟁 구도에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수요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24일 “내달 2일께 나와 정병국 원희룡 의원 등 수요모임 의원들이 하루, 이틀씩 시간을 내 손 전 지사의 민생대장정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이번 방문은 수요모임 단체 차원이 아니라 의원들의 개인 차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는 소장파 의원들의 동참을 “단순한 격려성은 아닐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 동안 수요모임은 당내 대선 경쟁에서 중립을 표방해왔다. 굳이 말하자면 ‘반(反)박근혜, 비(非)이명박’노선을 지켰다.
이에 반해 손 전 지사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때문에 수요모임에 대해 “개혁세력을 자처하면서 개혁 성향의 손 전 지사를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박근혜도, 이명박도 아니라면 손학규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동참이 결국 수요모임의 손 전 지사 지지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수요모임 의원들의 공개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미미한 당내 세력을 일거에 확충할 전기를 잡게 될 것이다. 당연히 지지율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한자리수인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민심대장정 이후 조금씩 꿈틀대며 상승세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측근들 사이에선 “지지율 두 자리 수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 소장파 의원들의 동참은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란 기대를 손 전 지사측은 숨기지 않았다. 양측이 개혁코드를 공유하고 있어 연대가 이뤄진다면 실제 세력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무성하다.
이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양강 구도를 다변화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한 당직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심화할 수 있는 맞대결 보다는 다각화가 좋고, 영남 출신 후보들간 싸움 보다는 수도권 출신인 손 전 지사의 가세가 흥행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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