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저도주(低度酒) 시대가 열렸다.
진로 하진홍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주시장 저도화 추세에 맞춰 알코올 도수 19.8도의 신제품 '참이슬 후레쉬'를 26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소주의 도수가 20도 아래로 책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소주시장은 두산의 '처음처럼'(20도)과 함께 저도주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진로에 따르면 '참이슬 후레쉬'는 지리산과 남해안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3년생 대나무를 섭씨 1,000도에서 구워 만든 숯을 정제해 빚은 수소이온농도(PH) 7.4의 약알칼리성 소주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당초 '참이슬 후레쉬'는 두산의 '처음처럼'에 맞춰 가격이 700원대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진로측은 다양한 공정추가로 원가가 상승, 가격을 기존 참이슬과 같은 8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이번 제품출시와 함께 기존 참이슬(20.1도), 진로골드(25도)를 복수 브랜드로 운영, 신세대는 참이슬 후레쉬, 중장년층은 참이슬, 주당은 진로골드를 골라 마실 수 있도록 했다"며 "이제 소주도 다양한 도수를 가진 포트폴리오 제품군을 형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진로의 신제품 출시로 '처음처럼'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양측은 벌써부터 제조공법을 둘러싼 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진로는 이날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의 알칼리수를 내세운 두산의 처음처럼이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대다수 소주는 이미 PH 7.0~8.0수준으로 약알칼리성이며, 특히 제주의 한라산골드가 이미 95년부터 알칼리수 소주를 시판해왔다는 것.
진로는 또 '처음처럼'이 전기분해를 통해 알칼리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산성수가 그대로 방류돼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두산은 이날 참이슬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출시초부터 '처음처럼'은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소주라고 밝혀왔고 세계최초 알칼리수 소주라는 표현도 3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용가능하다고 회신을 받았다"며 "전기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산성수 역시 살균과 세정에 효과가 있는 인체에 전혀 무해한 물"이라고 반박했다.
두산은 이어 "은으로 코팅된 대나무를 사용하는 '참이슬'이야 말로 인공화학처리한 것이 아니냐"며 "차제에 양측 물에 대한 공개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서로 깨끗한 물을 주장하는 두 소주라이벌의 싸움이 벌써부터 혼탁해지는 분위기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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