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30마리 물려죽어… 주민 외출자제 '초긴장'
전남 완도군의 작은 외딴 섬 생일도에서 염소가 무엇인가에 물려 죽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서라고는 앙상하게 남은 뼈밖에 없어 공격한 동물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24일 완도군 생일면 주민들에 따르면 정체 불명의 동물이 밤마다 내려와 농가에 있는 염소를 잡아먹고 있다. 이 괴물의 공격은 지난해 8월 처음 발생했다. 용두리 산에서 박방선(49)씨의 염소를 공격, 2마리를 죽인 것이다. 공격은 백운산(해발 383㎙)을 끼고 있는 유촌리 금곡리 등에서도 이어졌다. 염소 피해는 22, 23일에도 발생했다.
지금까지 희생된 염소는 모두 30여 마리. 22일 염소를 잃은 정평균(53ㆍ서성리)씨는 “아침에 일어나 염소가 있는 들판을 갔는데 몸통은 뼈까지 완전히 사라졌고 머리뼈만 남아 있었다“며 “그 단단한 염소 뼈까지 먹은 것을 보면 일반 산짐승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하룻밤에 최고 2, 3마리까지 먹어 치우는 것으로 봐 정체불명의 동물은 1마리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 발자국이나 다른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 궁금증만 키우고 있다. 주민 황번하(57)씨는 “들개라면 목과 몸통을 공격할 텐데 남아있는 사체에는 주로 배를 물어 뜯긴 흔적만 남아 있다”며 “해가 떨어지면 염소를 울타리 안에 두고 주민들도 외출도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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