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10억팔’ 한기주(19)는 시즌 전만 해도 두 말이 필요없는 신인왕 후보 1순위였다.
그러나 초보적인 수읽기와 단순한 볼 배합은 아직까지는 프로 무대에서 통하지 않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류현진(한화ㆍ15승)과 비교될 때마다 느끼는 심적인 부담도 어린 한기주에겐 비수로 꽂혀 왔다.
2군에도 다녀왔고, 코칭스태프로부터 각종 해결책을 제시받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급기야 KIA 서정환 감독이 내린 처방은 몸값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 ‘10억원짜리 불펜 투수’가 탄생하는 계기였다.
KIA가 23일 잠실 LG전에서 최근 롱릴리프로 변신한 한기주의 활약에 힘입어 LG를 5-2로 꺾고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선발 전병두에 이어 6회부터 등판한 한기주는 2와3분의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고 승리에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한기주는 첫 타자 이종열에게 초구 시속 152㎞짜리 강속구를 뿌리는 등 8회 2사 후 마무리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군더더기 없는 피칭으로 셋업맨 역할을 완수했다.
KIA는 2-0으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서 터진 6번 조경환의 쐐기홈런 등 8안타를 집중시켜 승리했다. KIA 5번 이현곤은 4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KIA는 LG전 4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5위 SK와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LG는 5연패.
대전에선 현대가 선발 손승락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6-2로 눌렀다. 손승락은 7과3분의1이닝을 7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지난 5월17일 광주 KIA전 이후 99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현대는 0-1로 뒤진 4회 무사 1ㆍ3루에서 터진 서튼의 역전 3점포로 승리를 확인했다.
인천에서는 SK가 두산을 4-2로 꺾고 6위 두산과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고, 대구에서는 삼성이 선발 배영수의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롯데를 2-0으로 이겼다.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37세이브째를 올렸다. 롯데는 원정 4연패에 빠졌다.
대전=이상준기자 jun@hk.co.kr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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