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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버블에 맞춘 판교 분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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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버블에 맞춘 판교 분양가

입력
2006.08.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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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분당 아파트값이 거품이라고 하더니…정부가 거품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결정한 것은 분양가 인상을 오히려 부채질하는 것 아닙니까?"

판교 중대형 분양가 기사가 나간 23일 신문사에는 비싼 분양가를 비난하는 독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한 독자는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가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무산시키고, 판교인근 분당 등의 부동산가격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버블 높이에 맞춘 판교 분양가가 청약자들은 물론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가 그 동안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해온 분당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판교 중대형 분양가를 책정, 거품 가격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판교 분양으로 채권을 팔아 집장사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퍼붓고 있다.

판교 고분양가 논란은 판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자칫 잠잠하던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용인에서 분양을 앞둔 한 건설업체 직원의 말을 들어보면 이 같은 우려는 기우로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는 "시장 침체로 분양을 미루다 보니 금융비용 증가 등 분양가 인상 압력이 커져 내심 고민이었다"며 "그러나 판교 중대형의 실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대로 결정되면서 걱정을 덜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분양가의 총대를 먼저 메준 '친절한 정부'에 감사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가격의 거품을 빼겠다며 각종 규제책을 양산하면서도, 오히려 분양가를 올린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대해 서민들은 '또 한번 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전태훤 산업부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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