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경기 둔화, 중국은 경기 과열, 일본은 회복세 뚜렷."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3%(올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는 미ㆍ중ㆍ일 3국 경제상황이 올 하반기 들어 급변하고 있다. 더욱이 그 변화가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환경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하반기 이후 경제에 검은 구름이 짙어가는 형국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그 동안 내수를 지탱해주던 주택경기가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위축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경제성장 둔화로 내년 수출여건 악화'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이 1분기 0.3%에서 2분기 0.17%로 낮아졌고 민간소비지출 증가율은 1분기 4.8%에서 2분기 2.5%로 낮아졌다"며 "미국 경제성장이 올 하반기부터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미국의 경기둔화를 예상하며 특히 하반기 들어 대형 허리케인 피해가 재발한다면 경기하강세가 더 가파르게 변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의 경우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로 미국 경제성장률은 3분기 4.1%에서 4분기 1.7%로 급락했다.
반면 중국은 경기 과열이 고민이다.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3%를 기록하는 등 다시 과열양상을 보이자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긴축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차이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대한상의가 주최한 '중국경제 과열진단과 우리의 대응' 국제세미나에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왕위에핑 박사는 "최근 중국 경제가 통화량과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고속성장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ㆍ원자재 공급난과 과잉 생산능력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향후 투자 억제를 위해 지급준비율 및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철강ㆍ시멘트ㆍ전력 분야의 투자통제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위축 조짐이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한국 수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제금융센터는 같은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 일본 유럽 지역 성장률도 함께 낮아질 것"이라며 "한국 주요 수출시장의 성장 둔화로 수출 환경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4.1% 수준에서 내년에는 3.4% 선까지 떨어지리라는 것이다.
한편 자동차, 전자, 반도체, 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부문과 경합하고 있는 일본 경제는 올 2분기 수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4.9%에 이를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수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택착공 호수가 2분기 들어 8.8%나 증가하며 내수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경제연구소 이지평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의 경기 회복세는 일본과 동남아 지역 수출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겠으나, 한ㆍ일간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전자 철강 등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 채산성을 악화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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