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고충 다뤄
아무리 화가 나도 낯빛을 붉히지 말고, 지나치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에게도 웃는 얼굴로 응대하라! 눈치 볼 것 많은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처세술’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늘 그래야 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업경영의 최고 화두가 된 ‘고객만족’ ‘고객감동’의 그늘 속에서 억지웃음에 짓눌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6일 밤 11시5분에 방송하는 ‘웃다가 병든 사람들, 감정노동을 아십니까’를 통해 그 실태를 들여다본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란 고객의 감정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노동 형태를 말한다. 상점 식당 놀이공원 등 서비스 업종이나 소비자 불만을 처리하는 고객센터 종사자들의 업무가 이에 해당한다.
고객만족센터에서 일했던 김모(28)씨는 쏟아지는 폭언에도 싫은 표정 한 번 내비칠 수 없는 일상 탓에 불안감과 가슴 통증에 시달렸다. 결국 직장을 그만 둔 김씨는 심각한 대인기피증 때문에 집 밖을 나가지 못한다. 간호사인 최모(27)씨는 환자와 가족들을 상대하는 데스크 업무를 맡으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최씨는 스트레스를 달래려 마시기 시작한 술 때문에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증상까지 나타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불량 고객들. 매장 직원들을 마치 하인 대하듯 하고 무조건 화부터 내고 폭언을 퍼붓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불량 고객들에게 시달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고충을 들어본다.
전문가들은 ‘고객감동’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감정노동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복지제도도 더불어 향상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성격 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기숙사를 1인 1실로 운영해 직원들이 업무가 끝난 뒤 편히 쉴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시행해온 놀이공원 사례 등을 통해 바람직한 대처 방안을 살펴본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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