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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품은 경찰청 야구단 "꼭 한번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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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품은 경찰청 야구단 "꼭 한번 이기고 싶다!"

입력
2006.08.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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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꼭 한번 이기고 싶다!”

경찰야구단의 처절한 바람이다. 승리는 달고 패배는 쓰기 마련이지만 그들의 소망은 의미가 남다르다.

상대는 바로 숙명의 라이벌 상무(국군체육부대)야구단이다. 경찰은 올해 프로야구 2군 리그에서 상무와 10번 맞붙어 9번 지고 딱 한번 비겼다. 남은 단 두 경기(25, 26일)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하면 라이벌이라는 말조차 무색해진다. 단 한번의 승리가 간절한 이유다.

경찰야구단은 경찰 창설 60돌을 맞아 지난해 12월 창단했다. 프로 선수 20명 등 25명이 전ㆍ의경 입대 형식으로 팀을 꾸렸다. 2004년 터진 프로야구 병역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무 외에 프로 선수가 군 복무를 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팀을 하나 더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삼성 투수로 8경기에 등판, 1승(방어율 2.35)을 기록한 라형진과 두산 출신 포수 이경환 등이 주축이다.

포부도 다부졌다. 출범 당시 경찰 고위관계자는 “무적 팀 ‘삼성이글스(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를 혼동)’처럼 프로야구 2군 리그를 쓸어버리고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2군(북부와 남부의 양대리그) 북부리그(6개 팀)에 소속된 경찰은 줄곧 꼴찌를 면치 못하다 22일 현재 5위(20승 3무 35패)에 올라섰다. 15만 경찰은 그러나“신생 팀답지 않게 선전하고 있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제는 상무(현재 1위)와의 경기다. 각각 경찰과 군의 자존심을 대신 걸머진 대리전이라 매 경기 혈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마스코트 역시 상무는 ‘불사조’, 경찰은 ‘참수리’다. 나머지는 프로 구단의 2군이다

참수리는 불사조에게 맥을 못 췄다. 4월 12일 개막전에서 참수리는 8_1로 이기다 6회 이후 9점을 내주며 첫 패배를 당했다. 이후 연전연패, 잘 나가다 후반에 무너지는 양상이다.

참수리구단의 주무 김몽현 경사는 “상무는 35명, 우리는 25명이라 우선 수에서 밀린다”며 “우리는 부상자(7, 8명) 때문에 선수 로테이션이 힘든 상황인데 상무는 우리만 만나면 최정예로 밀어붙인다”고 했다. 그는“특히 교체선수가 없어 선발투수가 완투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경기운영이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상무 마운드에는 기아 출신 김주철 등이 버티고 있다.

애가 타긴 김용철 감독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롯데의 감독대행을 지낸 그는 취약한 중간 계투진을 보강하기 위해 부산지역 전경대에서 복무중인 롯데의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을 팀에 편입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전ㆍ의경은 타 시ㆍ도로 전출할 수 없다’는 규정에 막혀 실패했다. 김 감독은 “경완이만 있다면 상무전에서 3승은 건졌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내년 시즌에 10~17명의 선수를 더 선발하고 싶지만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선수는 상무가 먼저 뽑아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긴 아직 이르다. 17일 상무전에서 처음 2_2 무승부를 일궜다. 한 경찰관은 “2_1로 이긴 경기였는데 너무 아쉬워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남은 두 경기 중 한번이라도 이겨 한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참수리구단은 25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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