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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 월드] 디카 개발, 코닥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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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 월드] 디카 개발, 코닥의 아이러니

입력
2006.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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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은 어디일까? 캐논일까 아니면 소니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필름카메라 시장의 강자였던 코닥이다.

하지만 코닥은 디지털 이미지가 당시 핵심 수익사업이었던 필름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해 디지털카메라 상품화에 소홀히 했다. 그 결과 ‘사진의 대명사’라고 불리던 코닥은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과 소니 등에 뒤쳐진 신세가 되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결과다.

이러한 사례는 IT역사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유닉스 칩의 대명사였던 RICS 기술은 당시 대형컴퓨터의 맹주였던 IBM에서 개발되었지만, 자기제품을 리플레이스하는 저가제품을 출시할 이유가 없었다. 기술이 사장될 것을 우려한 담당 엔지니어는 HP로 이직하였고 이후 중형컴퓨터의 중흥기는 HP가 누리게 되었다.

시장은 늘 변화한다. 변화를 놓치고 안주하는 순간 기업은 몰락한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기에 IT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위험감수로 선진국의 경쟁기업들을 추월할 수 있었다.

DRAM을 비롯해 LCD, CDMA 단말기 분야에서 우리 기업은 세계 1, 2위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달콤한 과실을 얻었다고 해서 안정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코닥이나 IBM의 사례처럼 디지털 경제에서 변화의 기회를 놓치면 그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지금 IT환경은 차세대 신상품에 대한 표준이 설정되지 않고 시장성에 대한 검증도 불명확하다. 선진국 기술을 따라가는 캐치업(catch-up) 전략은 분명 한계가 있다.

밀착 추격할 기술이나 상품이 없으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IT산업의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는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른 추종자’에서 스스로 새 분야를 창조하고 개척해 가는 ‘리딩(leading)형’으로 변모해야 한다. 지금까지 신상품이나 신규서비스를 창출한 국가가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해당 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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