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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제재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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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제재 '초읽기'

입력
2006.08.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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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핵 문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핵 협상 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제시한 포괄적 인센티브안 수용시한인 22일 오후 테헤란 주재 유럽연합(EU) 영국 등 6개국 대사를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청사로 불러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이란 측이 제시한 답변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라리자니 대표는 “이란은 23일부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아 EU에 전달한 답변은 해법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이란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해결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전하는 등 외신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이 유엔 안보리가 31일까지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결의까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 또는 미국 주도의 제재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돼 중동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전망이다.

그 동안 이란의 행보는 국제사회의 인센티브안과 핵개발 중단 요구를 거부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1일 국영 TV를 통해 “이란은 결정을 내렸으며 핵문제는 신의 의지가 길을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핵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외무부도 20일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19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20일에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또 이란은 나탄즈 지방의 지하 핵시설에 대한 유엔 사찰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이 유엔 결의를 거부할 경우 내달 초 안보리에서 외교적ㆍ경제적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시도할 방침이다. 경제적 제재는 여행 및 전략물자 수출 제한이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만약 제재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으로 통과되지 못하면 미국은 뜻을 같이하는 동맹국들을 규합, 독자적인 제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제재를 받아오고 있어 제재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를 정치적으로 부각시켜 물리적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핵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날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가 전날에 비해 1.31달 상승한 72.45달러에 거래되는 등 시장도 동요하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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