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타원은하 안의 블랙홀이 새로운 별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석영(41) 교수팀은 대형 블랙홀이 방출하는 막대한 에너지가 별의 재료인 가스를 식지 않도록 함으로써 거대 타원은하에서 별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네이처 온라인판 22일자에 게재됐다.
천문학자들은 은하 중 몸집이 큰 거대 타원은하의 경우 몸집이 작은 나선은하와는 달리 새로운 별이 생성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어왔다. 통상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은하끼리 충돌할 때 기체가 발생하고, 이것이 은하 중심부에 모여 온도가 낮아지면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는 게 별들의 순환구조다.
타원은하가 새 별을 낳지 않는 건 타원은하 중심의 블랙홀 때문이라는 해석은 1998년 천문학자인 리스와 실크 등에 의해 나왔다. 이 교수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연세대의 협력프로젝트인 자외선우주관측위성 갤렉스(GALEX)로 1,000개의 타원은하를 훑은 결과 그 30%에서 적지만 새 별이 탄생됨을 확인했다.
기존의 광학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안 됐지만 자외선으로는 미량의 별 생성이 관측됐다. 이 교수는 “규모가 큰 은하일수록 블랙홀도 크고 별이 적게 만들어지며,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는 관측결과는 수학적 이론을 검증하는 발판이 됐다”며 “블랙홀이 별 생성을 억제함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타원은하의 형성과정 자체를 규명한 의미도 있다. 타원은하가 작은 나선은하의 병합으로 만들어진다는 가정은 널리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 교수에 따르면 이는 작은 타원은하에서만 성립하며, 거대 타원은하는 반드시 타원은하끼리 병합해야 만들어짐을 알 수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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