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실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대에서 결정됐다. 이 같은 실분양가격은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 분양가로는 사상 최고가격이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청약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24일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2차분양(분양가구 6,383가구) 입주자모집공고를 앞두고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공아파트 분양가격을 발표했다.
주공에 따르면 청약예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는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아파트 실분양가(채권입찰제적용)는 38~39평형(전용 30평형) 1,908가구가 6억1,000만~6억3,470만원, 43~47평형(전용 34~37평형)1,968가구가 7억9,046만~8억5,519만원으로 책정됐다. 또56~58평형(전용 45~46평)이 10억2,625만~10억5,542만원, 61~70평형(전용49~54평)이11억1,838만~12억5,589만원으로 결정됐다.
주공이 예상밖으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책정함으로써‘판교 로또’는 역시 서민들에겐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판교 중대형의 실분양가는 인근의 용인 공세지구에서 분양중인 한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보다 무려 600만원 가량 비싸다. 이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45평형 1,244만원, 48평형 1,291만원, 54평형 1,314만원 정도다.
물론 입지조건과 아파트의 가치에서 차이는있지만 평당 600만원의 격차는 지나치게 크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다.
예비 청약자들은 주공측의 설명에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첨된다 하더라도 입주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양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청약 대금은 계약시15%, 중도금 50%(4회 분납), 잔금 35%로나누어 낼 수 있지만, 당장 계약시점에38~40평 1억5,000만원, 43~47평형 2억1,000만~2억2,750만원, 56~70평형 2억5,000만~3억1,30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부담이 크다. 겨우 초기부담금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판교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정을 적용받는 투기지역이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낮은 서민은 대출을 많이 받기도 어렵다.
특히‘버블 세븐’인분당 지역의 시세를 그대로 인정해 판교분양가 산정에적용한 점에 대해서는 반발의 수위가 높다. 직장인 김모(34)씨는“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던 분당지역을 기준으로 시세를 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이라며“서민들은 소외된 채 부유층들만 입주가 가능할것”이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주공의 비싼 분양가 책정은 판교인근지역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아파트들의 분양가 인상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부장은“현재 평당 1,300만~1,400만원을 적정 분양가로보고 있는 용인성복지구, 신봉지구등의 분양준비업체들이 100만원 이상 분양가를 올릴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분당의 현재 아파트 시세가사실상‘공인’을 받았기 때문에 안정화 기미를 보이던 수도권 집값이 또다시흔들릴 것 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박진석기자jseok@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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