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근로자들의 고유한 권리이다. 회사원으로 노조에 가입해 있는 나로서도 노동자들이 마지막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파업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다급하고 절실하면 일손을 놓고 벼랑 끝까지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19일자 2면에 실린 기사(성난 시민들 '파업 중단' 거리로 나섰다)를 읽고, 그 동안의 생각이 100% 옳지 만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은 포항지역 건설노조 파업이 50일째로 접어들면서 포항 시민들이 못 살겠다며 파업 중단을 호소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는 것이었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주변 시장과 식당, 해수욕장에 사람이 끊겼고 지역 경기는 황폐해졌으며 포스코건설 산하 80여개 지역 전문건설업체들도 심한 자금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급기야는 시민들이 파업 중단을 호소하며 들고 일어났다.
"하루에 단돈 몇 만원도 못 건지고 있다"는 택시 기사의 호소나 "수입원이 끊겨 식구 다섯 명이 카드 대출과 빌린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한 건설노조원의 울부짖음은 가슴을 찡하게 했다.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탓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변을 고려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병원노조도 2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파업 돌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간호사 등 병원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병원노조측은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목적을 위해 파업을 하겠지만 자신들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현원ㆍ서울 은평구 수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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