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SK건설ㆍSK케미칼 주택성능 시험동에서는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 설명회가 열렸다. SK건설과 SK케미칼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국내 최고 등급인 중량충격음 차단 1등급을 획득한 층간소음 차단구조를 공개하는 자리였다.
시험동 2층에서 자동차 타이어를 단 타격기가 바닥을 내려쳤다. 소음은 55㏈. 바닥이 콘크리트 골조인 일반 아파트에서 윗층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 아래층에서 들리는 진동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새로 개발된 층간소음 차단제를 넣고 다시 실험한 결과 소음측정기는 38㏈을 가리켰다.
이처럼 공동주택의 가장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인 층간소음을 잡기 위해, 건설사들이 잇따라 획기적인 소음차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어질 아파트에서는 아이들이 실내를 뛰어다녀도 아랫집과 얼굴을 붉히는 불상사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소리크기라면 피아노를 쳐도, 오디오나 비디오기기를 크게 틀어도 상관없어, 공동주택의 사생활 만족도 역시 그만큼 개선될 전망이다.
SK건설과 SK케미칼이 이번에 공동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제는 4겹의 특수 흡음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정부 기준(4등급 50㏈, 바닥 콘크리트 두께 210㎜)을 훨씬 밑도는 것은 물론 실내 평균 생활소음인 40㏈보다도 낮은 획기적 소음차단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충격음 차단 효과가 탁월한 바닥 소음차단제는 평당 공사비가 비싼 것이 단점. 하지만 이 제품은 바닥 콘크리트 골조를 150~180㎜로 얇게 시공할 수 있어, 전체 시공비는 일반 바닥으로 시공할 때보다 별로 비싸지 않다.
쌍용건설은 최근 발포 유기 화학물과 맥반석을 첨가한 단열ㆍ소음차단재 ‘사운드제로’를 개발, 건설 신기술 지정을 받았다. 공기 단축은 물론 경량충격음을 줄이고 단열 성능에 따른 에너지 절감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대건설도 올 초 협력업체와 함께 방진바닥 구조를 개발, 대한주택공사로부터 경량충격음 1급, 중량충격음 2급을 각각 획득했다. 현대건설이 인증 받은 바닥 충격음 차음구조는 중량충격음이 41~42㏈로, 이 역시 최소 기준인 50㏈을 크게 하회한다.
공기업인 주공도 지난해 7월 ‘복합구조시스템’을 개발, 기존 아파트 보다 벽체 두께를 3㎝ 가량 줄이면서 층간소음은 3㏈이나 줄였다. 주공은 또 특수 완충재를 삽입, 경량충격음을 45~50㏈, 중량충격음을 48~50㏈ 수준으로 크게 줄인 온돌바닥도 개발했다.
GS건설도 올해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 주거환경 실험연구동을 완공, 층간소음 및 수평간 소음차단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2003년 업계 최초로 주거성능 실험동을 지은 삼성물산도 소음저감형 평면ㆍ구조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SK건설 기술연구소 장재희 부장은 “우수한 층간 소음 차단제 개발로 앞으로 주택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층간소음 차단제 시장은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지만 앞으로는 이보다 더 크고 다양한 부가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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