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은 21일 “노무현 대통령은 중요한 고비마다 자신의 의제와 화두를 강요하고 관철해 온 것이 사실이고, 대통령의 준비되지 않은 정치적 행보와 언행은 큰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우리당에 합류한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좌파적 수구세력으로 전락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연정 제안만 하더라도 전혀 준비되지 않은 돌발적인 제안으로 몇 달간 갑론을박만 무성했을 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지지자들의 실망과 이탈만 가속화 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발전 전략인 ‘통합(대연정론)과 개방(한미FTA)’에 대해서도 국민 설명과 동의를 제대로 조직하지 않은 돌발적, 독선적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참여가 없는 참여정부’를 대통령의 오류로 꼽았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당에 대해서도 “절제의 정치가 요구됨에도 마치 혁명을 하는 것처럼 정치를 했다”며 “특히 고통 받고 희망을 잃은 대중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 앞서야 했지만 이 점에서 당과 정부는 무능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당의 큰 잘못은 청와대와 정부의 부족함을 바로 잡아주는 견제자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하지 못한 점”이라며 “그래서 우리당만 어려워진 게 아니라 대통령마저 무능하고 한심한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전 설계와 실행,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개선시킬 해답을 제시하지 않으면 우리당은 좌파논리에 경도된 시대착오적 수구정당의 낙인을 면할 수 없고 재집권의 길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연구모임을 즉각 조직해야 하며 적어도 올 연말까지 각 그룹별 연구를 바탕으로 릴레이 대논쟁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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