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그 동안 한번도 기밀로 분류하지 않았던 냉전시대 미 핵무기고 보관 전략무기 숫자들을 기밀로 지정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국립안보기록보관소(NSA)의 보고서를 인용,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냉전시대 미국이 보유했던 미니트맨과 타이탄2, 여타 전략 미사일들 숫자를 국가안보의 주요 기밀로 재분류해 누구나 열람이 가능했던 문건의 정보들이 금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 버 NSA 수석분석가는 “전략무기 숫자를 기밀로 분류한 이번 결정보다 정당화하기 어려운 일은 찾기 힘들다”며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의 고질적인 비밀주의가 연구원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심지어 해가 되지 않는 정보조차도 기밀화 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NSA는 중앙정보국(CIA)과 공군, 여타 정부기관들이 수년째 은밀히 수천건의 기록들을 삭제하는 등의 ‘재(再)기밀 분류’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4월 폭로해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NSA는 당시 부시 행정부가 기밀해제된 CIA, 국방부 및 여타 정부기관 기록물 수백건을 기밀문서로 재분류했으나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며, 1995년 이래 기밀로 재분류된 문서 수천건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3건 중 1건 꼴로 정당한 이유없이 기밀문서로 다시 분류됐다고 밝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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