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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서울~부산 KTX 통학 70세 할아버지 '의지의 학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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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서울~부산 KTX 통학 70세 할아버지 '의지의 학사모'

입력
2006.08.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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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법학과 졸업 신봉한씨

오는 11월 만 70세가 되는 신봉한씨는 22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날을 맞는다. 이날 열리는 건국대 2006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쓰게 된 것. 법학과를 졸업하는 신씨는 더구나 이날 젊은 동기생 788명을 대표해 정길생 총장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다.

고령의 나이보다 더욱 주변을 놀라게 하는 것은 그의 꺾일 줄 모르는 학구열이다. 신씨의 집은 부산이다. KTX를 타고 서울로 통학했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 부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 햄버거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전철을 타고 학교로 가 오전 9시부터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오후 6시에 KTX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오면 밤 10시30분. 손주 뻘의 젊은 대학생도 하기 힘들 부산-서울 통학을 2년 동안 계속했다.

“하루는 수업 중 코피를 쏟는 바람에 동료 학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고 회상한 신씨는 “강의를 귀담아 듣기 위해서 교수님의 눈초리까지도 기억에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1957년 2월 광주상고를 졸업한 신씨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 59년 3월 건국대 법학과에 편입학했다. 그러나 어려운 형편으로 학업을 그만두어야 했고 이후 영화 엑스트라, 극장 경비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나이 들어 사회활동을 하다 못 마친 학업에 대한 열망을 느낀 그는 2004년 9월 건국대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신씨는 졸업 소감을 묻자 “힘든 적도 많았지만 늦게나마 대학 졸업을 하게 돼 이제사 마음 속으로 숙련된 성인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며 기쁨이 복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지나가는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운명이 바꿔집니다”라며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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