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 중국 일본 등의 4개국이 선도할 아시아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 실시된 삼성전자 한국어 스피치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인도인 마니쉬 아로라(27) 디지털미디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세기는 아시아가 세계사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마니쉬 선임연구원의 이런 생각은 인도와 한국 생활에서 쌓은 경험 때문. 그는 휴대폰에서 비디오 파일을 구현하는 기술과 관련, 미국에 논문을 발표한 것이 계기가 돼 우리나라 벤처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2002년10월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두 달 만에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에게 첫 시련이 다가왔다.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봤지만 그는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에 대해 매력을 느꼈고, 마침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인도인 친구가 그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의하면서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한국말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인도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했다. 인도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이 곳 회원들은 마니쉬 선임연구원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국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자 그는 삼성전자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했다. 이렇게 사귄 한국 친구들과 여행 다니고, 취미활동도 함께 하며 자연스레 생활 한국어를 익혔다. 물론 1주일에 3번, 2시간이 넘는 한국어 수업도 빠지지 않았다.
마니쉬 선임연구원은 이어 현장의 실전 한국어에 도전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편견이 좀 심한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은 나라였다. 하나라는 연대감과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 연장자를 존중하는 문화 등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니쉬 선임 연구원은 "한국 사람들은 비교하는 걸 잘 하는 것 같다"며 "지나친 비교는 좋지 않지만 삼성전자도 국내 1등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기업과 비교하고 노력해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올라서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사람들은 문제라고 생각하면 정말 빨리 바꾼다"며 "게으름 피우지 않고 빨리 해결하려는 자세는 정말 좋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니쉬 선임연구원의 '한국탐구'는 다시 인도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는 "인도는 지금 가파른 경제 성장을 이뤘던 1980년대 한국과 비슷하다"며 "삼성전자와 인도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 아시아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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