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14대→올 4,752대‘품질신화’ 흔들… GM대우, 국내업체 중 최다
외관이나 색상 등을 따지는 경우도 있지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의 가장 큰 선택 기준은 ‘품질’이다.
품질이야 말로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결정하는 최우선 요소지만, 자동차 매장에서 품질 좋은 차를 구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완성차 업체별로 저마다 “우리 회사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짜 품질 좋은 차를 고르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건설교통부가 개설한 ‘자동차제작결함 정보전산망(www.car.go.kr)’을 열람하는 게 좋다. 완성차 업체는 안전을 위협하는 결함이 발견되면 건교부를 통해 시정 조치를 해야 하고, 건교부는 업체들이 보고한 정보를 전산망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요컨대 업체별 리콜과 무상점검 조치 등에 대한 정보를 통해 해당 회사의 품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건교부 전산망에 등록된 자료를 토대로 올들어 8월까지의 자동차 품질관련 동향을 점검해보자.
제작결함시정(리콜) 조치
자동차가 안전 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제작결함시정(리콜) 조치가 취해진다. 올들어 8월17일까지 건교부에 보고된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의 리콜 규모(승용차ㆍSUV 기준)는 9만5,5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499대)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도로에서 운행되는 차들의 품질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변화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토요타, 볼보, BMW 등이 총 4,752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수입차의 ‘품질 신화’ 전통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수입차 리콜은 714대에 불과했다.
수입차 가운데는 토요타 렉서스가 5월과 8월에 각각 리콜을 실시했다. 5월에는 렉서스 ‘IS250’모델 등 3개 차종(1,037대)에서 안전벨트 이상이 발견돼 리콜이 이뤄졌고, 8월에는 ‘RX330’ 모델 1,863대에서 가속페달 부분의 결함으로 리콜이 실시됐다.
특히 일본 토요타 본사가 해당 결함을 알고도 숨긴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리콜이 없었던 BMW와 볼보도 각각 499대와 1,049대의 리콜을 실시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GM대우가 가장 많은 대수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GM대우는 지난해 매그너스, 라세티 등 6만3,888대에 대해 제작결함 시정조치를 취했는데, 올해에는 6만7,048건으로 늘었다. 이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이뤄진 리콜(대수 기준)의 70%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해 3만247대를 리콜한 기아차는 승용차 관련 리콜이 8월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2005년 NF쏘나타와 투스카니 등 1만6,225대를 리콜한 현대차도 올해에는 리콜 규모가 420대로 감소했다.
무상점검 조치
에어컨, 라디오 등 승객편의 장치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쇼크-압소바’(shock absorber) 및 배터리 등의 결함에 대해서는 리콜보다 한 단계 낮은 무상점검 조치가 이뤄진다. 건교부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11건의 무상점검 조치가 이뤄졌다. 무상점검 조치 대상인 차량의 운전자들은 해당 완성차 업체의 직영 정비소나 협력공장에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