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호 아리랑TV 사장은 20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의 주된 사유로 거론되는 청와대측의 부사장 인사 청탁 논란과 관련, “6월 초 평소 알고 지내던 K씨가 직접 찾아와 ‘내가 부사장에 거론되고 있다’고 하길래 적임자가 아니라는 뜻을 직접 전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이날 리비아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기자와 만나 “유 전 차관과 아리랑TV 직제 개편 문제를 논의하면서 K씨 이야기를 보고하자 유 전 차관이 ‘부사장 직을 없애자’고 했다”면서 “그러나 청와대측과 갈등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씨는 언제, 누구의 부탁으로 만났나.
“K씨는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지인을 통해 알고 지내던 사람이다. K씨가 6월 4, 5일께 직접 전화를 걸어와 7일 만났는데 추천기관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이 부사장에 거론되고 있다며 의향을 물었다. 청와대 아니면 여당이겠거니 짐작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고, 정치인인 K씨가 대 국회 관련 업무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회사 구성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솔직히 말했다. 정치적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도 했다.”
-유 전 차관이 K씨에 대한 청와대의 청탁 사실을 언급하지는 않았나.
“K씨를 만나기 전이든 후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6월 10일 면담 당시 내가 K씨를 만난 경위를 보고했을 때도 유 전 차관은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유 전 차관에게 K씨가 부사장으로 오는 걸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사람이 오면 조직의 저항이 클 것’이라고 했는데, 유 전 차관이 그 말을 그렇게 받아들였을 수는 있다.”
-아리랑TV는 6월 1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부사장 직제를 유지한 직제개편 안을 올렸는데, 문화부에서 승인 과정에서 부사장을 없앴다. 청와대 청탁 건과 관련이 있나.
“원활한 대외 업무를 위해 부사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마침 유 전 차관이 ‘경영도 어려운데 없애는 게 좋겠다’고 해 그러자고 했다. 직제개편은 문화부장관 직권으로 수정 승인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문화부와 청와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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