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인 노지원씨가 재직하던 우전시스텍이 지난해 10월 무한창투에 넘어간 직후 노씨를 제외한 6명의 모든 등기 임원들이 물러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는 무한창투가 당시 노씨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이후 지코프라임이 우전시스텍을 무한창투로부터 재인수할 때 노씨가 현직 대통령의 친조카라는 사실이 인수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주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노씨와 사행성 오락기 ‘바다이야기’ 연루 의혹과 관련, “노씨는 바다이야기 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의 우전시스텍 합병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전해철 민정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씨는 인수합병 계약체결 이후 우전시스텍으로부터 이를 통보받았다”며 “노씨가 마치 이 과정에 참여해 막대한 특혜를 받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조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바다이야기 게이트 같은 것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간담회에서 “노씨는 2003년 8월 김모 변호사 소개로 코스닥 등록업체인 우전시스템 기술이사로 재직하며 해외영업 등을 했다”며 “지코프라임과 우전시스텍의 인수합병 계약이 완료된 뒤 2006년 6월말 지코프라임 경영지원본부장 등으로부터 사임요구를 받고 임시주총 하루 전인 7월5일 사직했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노씨는 인수합병 계약이 완료된 5월23일에야 이를 알게 됐다”며 “그가 이 과정에서 막대한 특혜를 받았다는 식의 정치공세와 왜곡보도에 대해 민ㆍ형사상 법률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노씨는 우전시스텍 입사 당시 이명곤 대표로부터 공동대표를 제의받고, 한 달 뒤 유상증자 때는 공동투자 형식으로 11명으로부터 2억5,900만원을 차용해 28만2,600주를 인수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민정수석실이 대표직 취임을 포기토록 해 기술이사로 입사했고, 주식 역시 (공동투자자에게) 그 해 11월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또 “우전시스텍 대표에게 대통령 조카라는 신분을 사업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수차례 경고 및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씨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3년간 KT에서 근무해 동종업체인 우전시스텍에 근무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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