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시판용 쌀 가운데 쌀알이 길쭉한 품종의 일부가 식용으로 허가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져 이 품종 쌀의 소비 및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조한스 미 농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유전자 변형 쌀을 개발해온 독일 바이에르사가 미국산 시판용 쌀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생산하다 중단했던, LLRICE 601으로 불리는 유전자 변형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조한스 농무장관은 “유전자 변형물질이 검출된 쌀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바이에르사의 실험 결과, 이 유전자 변형 쌀은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 쌀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당장 미국산 쌀 가운데 쌀알이 길쭉한 품종의 쌀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와 함께 이미 수입된 이 품종의 쌀도 가공이나 판매하지 못하도록 업자들에게 지도했다.
조한스 농무장관도 유전자 변형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매년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쌀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미국 쌀 수입국 가운데 많은 나라들은 미국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유전자 변형 식품이더라도 이 같은 식품의 유통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규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LLRICE 601 쌀은 제초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성 DNA를 보유한 품종으로 바이에르사가 1998년부터 개발시험을 하다 2001년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채 개발을 중단했다.
그러나 2005년 수확된 미국산 쌀에서 이 물질이 발견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쌀은 아칸소주와 미주리주 보관창고에서 추출해낸 시판용 쌀 샘플 가운데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농무부는 그러나 “이 쌀이 안전하지 않다는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전에는 이 품종 쌀의 수거나 폐기, 또는 다른 규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부는 이날 LLRICE 601이 검출된 같은 종류의 미국 쌀이 국내에 수입돼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문제의 쌀은 형태가 긴 장립종으로 국내에 수입된 칼로스 쌀 등 중단립종 쌀과 다른 품종이며, 수입할 때 미 농무부 산하 정부기관(GIPSA)의 유전자 변형물질에 대한 확인 절차도 거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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