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바다이야기 의혹/ 靑 "노씨, 인수합병 사실을 계약 당일 통보 받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바다이야기 의혹/ 靑 "노씨, 인수합병 사실을 계약 당일 통보 받아"

입력
2006.08.20 23:55
0 0

청와대는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지원씨와 그가 최근까지 근무한 우전시스텍, 우전시스텍을 인수한 성인용 게임기 업체 지코프라임 등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 “대통령 조카로서의 노씨 역할은 전혀 없었다”는 취지의 해명과 반박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씨가 우전시스텍의 주인이 바뀌는 와중에도 다른 임원들과 달리 홀로 자리를 보전해 2년 9개월 간 재직했다는 점 ▦우전시스텍 스톡옵션 10만주를 보유한 점 등 청와대의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풀어야 할 매듭이 적지 않다.

●지코프라임 우회상장 마지막까지 몰랐다?

청와대는 “노씨는 지코프라임과 우전시스텍의 인수합병 계약 체결이 완료된 5월23일 우전시스텍 부사장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6월 중 지코프라임 경영지원본부장으로부터 이사 사임요구를 받고, 노씨 본인도 사행성 게임 관련업체에 근무하는 것은 대통령 조카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 7월 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코프라임의 우전시스텍 인수 및 우회상장에 대해 노씨가 전혀 관여치 않았다는 것이다.

지코프라임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우전시스텍) 인수 당시 노씨와 노 대통령의 관계는 알지 못했고, 인수계약서 의무사항으로 임원들에 대한 전원사임서 제출 내용이 포함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씨는 회사 매각에 불만을 품고 사임서 제출을 거부해 해임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합병 협의 후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기간을 감안할 경우 인수대상 업체의 임원이 이를 수 개월 동안 감쪽같이 몰랐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우전시스텍은 경영이 크게 나빠져 지난해 10월 벤처캐피털인 무한창투에 인수됐고, 무한창투는 이후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해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무한창투가 우전시스텍을 인수한 직후 등기임원 7명 중 노씨를 제외한 6명이 전원 물러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 무한창투가 노씨의 존재를 부담스럽게 느껴 해임하지 못했거나, 거꾸로 노씨의 역할을 기대했을 수 있다. 어찌됐든 무한창투는 노씨와 노 대통령의 관계를 알았을 가능성이 있고, 지코프라임도 마찬가지다.

●우전시스텍, 청와대 경고받고도 2년 간 고용?

청와대는 노씨가 재직한 우전시스텍 대표에게 “대통령 조카 신분을 사업목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수차례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전시스텍은 노씨에게 국내분야 업무를 맡길 경우 구설수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해외시장을 담당하도록 역할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우전시스텍이 지원씨에게 청와대 설명처럼 ‘과도한’ 지위인 CEO를 제안했다는 점은 회사가 지원씨를 단순히 경력만 보고 채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기대와 달리 지원씨의 역할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라면 청와대가 수 차례 ‘경고’까지 한 마당에 역차별을 우려해서라도 노씨를 밀어내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청와대가 ‘수 차례’나 경고를 할 만큼 ‘우려되는 상황’이 우전시스텍 내에서 벌어졌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노씨, 주식으로 번 돈 없다?

청와대에 따르면 노씨는 2003년 9월29일 우전시스텍이 14억원 상당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150여만주)를 하는 과정에서 공동투자자들로부터 인수대금을 빌려 28만2,600주(2억5,900만원 상당)를 인수했으나 11월 돈을 빌린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전부 반환했다.

청와대는 “당시 민정수석실은 차용금으로 주식을 인수한 처사는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어 즉시 반환을 촉구했으며 노씨는 11월에 반환했다”며 주식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기 돈 하나 없이 제3자 배정으로 주식을 받고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이 주식을 타인에게 돌려준 경위는 여전히 석연치 않다. 청와대는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노씨는 내년 3월 이후 우전시스텍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스톡옵션 10만 주를 받아 지금도 가지고 있다. 비록 퇴사했지만 2년 이상 근무한 터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행사 가격은 820원으로, 현 주가(18일 1,770원)만 유지해도 2배 이상의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