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투자가 늘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면서 올해 상반기 증권투자의 해외유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증권투자의 국내외 유출입 정도를 보여주는 증권투자수지는 127억4,000만달러 유출 초과로 통계 자료가 축적된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상반기 평균 환율(963원)로 환산할 경우 12조2,700억원의 유출 초과를 의미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액보다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액이 12조원 이상 많았다는 의미다. 1980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100억달러 이상 유출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127억달러에 가장 가까운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하반기의 62억5,000만달러였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내국인은 해외 주식을 사는 등 주요 투자주체들이 국내 증권 대시 해외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펀드와 외국계 운용사 역외펀드의 6월말 기준 잔고는 1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0조6,000억원 대비 41%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9,3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증권선물거래소가 축적하고 있는 1994년 이후 반기 기준 데이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환율이 급락했지만 이 과정에서 해외펀드 열풍과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세가 달러 매수세를 만들어 내면서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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