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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논설위원들에 심경 토로/ "내가 뭘 잘못했는지 꼽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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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논설위원들에 심경 토로/ "내가 뭘 잘못했는지 꼽아봐라"

입력
2006.08.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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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내가 (지난 3년 반 동안)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보라”며 “지지도가 낮지만, 권력기관을 갖고 휘두른 것도 아니고 권력형 비리도 없으므로 끝까지 국정 장악력을 갖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한국일보 등 4개 신문사의 외교 안보 담당 논설위원들과 오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식들 문제로 임기 말에 힘이 빠졌는데 그래도 내가 더 나은 것 아니냐”며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뿐인데, 그건 청와대가 직접 다룰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미 관계에 대해“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을 설득하기가 힘들다”며 “9월 정상회담에서도 설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나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남은 임기동안 개혁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며 “이런 생각을 대국민 편지 등 형태로 발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지율 고민을 거의 안 했는데 최근에는 일부 한다”며 “내 지지율이 낮으니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같은 옳은 정책도 훼손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거의 끝나 가고, 할 일이 없다. 지금은 더 이상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 비정규직, 소득재분배 문제 등에 대해 “해결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 정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행정개혁을 많이 했고, 청와대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후임자에게 물려 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일부 보수 언론이 10년 전과는 다른 논리를 바탕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작전권을 넘겨 받지 않으면 사실상 헌법 위반 상황이며, 넘겨 받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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