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외모, 상큼한 미소, 예쁜 말솜씨….
1993년 대전엑스포 때 관람객을 사로잡았던 도우미들이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다시 뭉쳤다.
사이언스페스티벌 2006 행사가 한창인 18일. 13년 전 숱한 화제를 뿌리고 사라진 엑스포 도우미 10여명이 그 모습 그대로 한빛탑 전망대에 등장했다. 페스티벌에 맞춰 열리는 93엑스포 사진전의 자원봉사자로 모여든 것.
이들은 장롱에 소중히 간직한 유니폼과 특유의 동그란 모자까지 꺼내 고스란히 차려 입고 예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ㆍ후반에 들어서 얼굴에 주부의 연륜이 묻어나지만 밝고 세련된 그 모습은 여전히 추억 그대로다.
이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외국인들은 화려한 외모와 단아한 맵시가 돋보이는 ‘원조 도우미’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호기심 가득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눌하지만 ‘예뻐요!’ 라고 탄성을 자아내며 기념 촬영을 요청하는 등 즐거운 표정이다.
“도우미는 관람객이 편안하도록 돕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도우미 김은희(36ㆍ대전 서구 만년동)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사절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준 대전엑스포와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원조 도우미를 알아채고 반가워 하는 관람객도 많아 봉사활동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김 씨는 슬하에 초등학생 남매를 둔 전업주부다. 23세 때 대전엑스포 도우미로 활동한 뒤 조직위 동료와 결혼에 골인해 대전엑스포 커플이 됐다.
그녀는 도우미동우회장을 맡으면서 총 600여명을 헤아리는 동료 찾기에 나섰다. 대부분 결혼해 주부로 변신했지만 일부는 스튜어디스 연예인 아나운서 예절강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하나 둘 소식이 이어지더니 어느새 100여명이 안부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날 자원봉사활동도 이런 동료 찾기 확산에서 비롯됐다.
원조 도우미들은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다. 손잡고 자선 사업을 벌여 소아암 어린이 돕기 등 사회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및 대전시와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중이다.
김 회장은 “엑스포 때 온 국민에게서 받은 뜨거운 사랑을 거울삼아 이제는 성숙한 봉사인으로 적극 나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며 “엑스포 폐막일인 11월7일을 기념해 모이는 올 정기총회 때면 원조도우미들의 봉사 청사진도 마련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달 1일 건국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엑스포의 수장’ 오명 전 과기 부총리를 찾아 축하하고, 자원봉사활동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대전=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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