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민이 법정 안에서 자해를 하는 소동을 벌였다.
18일 오전 10시께 사기 사건 피해자 허모(48)씨가 가해자 박모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523호 법정에서 바닥에 머리를 수차례 들이받았다. 허씨는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12단독 박병삼 판사가 박씨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구속하지는 않자 “법정 구속을 안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자해해 이마가 깨져 피가 흘렀다.
박씨는 동대문 운동장 주차장 부지에 건설된 상가와 관련해 “분양권을 주겠다”고 속여 허씨로부터 7억8,00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7명으로부터 1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해 초 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재판이 지연되자 지난해 8월 보석을 신청해 같은 해 9월 풀려나 재판을 받아왔다.
박씨는 2004년 같은 혐의로 25억원을 가로채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다. 박씨는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 청탁과 3,000만원을 건낼 당시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허씨는 “피고인이 전관 변호사를 고용해 법정 구속되지 않았고 재판이 1년 8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법원 관계자는 “박씨가 다른 피해자 6명과는 합의를 하는 등 허씨와 합의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구속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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