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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朴·李 게시판 저질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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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朴·李 게시판 저질공방

입력
2006.08.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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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들어가 보면 때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내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설전이다. 문제는 저질이라는 데 있다. 저속한 표현과 유언비어, 낯 뜨거운 비방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게시판엔 "이명박 할아버지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박근혜 공주는 본선 필패" 등 원색 비난 글이 가득하다.

이 전 시장 비난 글에는 "열린당에 정권을 헌납하고 싶으면 이명박을 밀어라", "병역기피를 한 이명박 부자" 등 근거 없는 음해가 들어 있다. 반대로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글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수첩공주"에서 시작해 "숨겨둔 아들 딸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 전 대표를 '친일파'로, 이 전 시장을 '좌파'로 규정하는 글도 다수다.

일각에는 반(反) 한나라당 네티즌들이 들어와 양 진영의 감정대립을 조장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온라인상 저질 공방을 5ㆍ31 지방선거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런 시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보다는 지방선거 압승으로 한나라당의 정권교체 분위기가 고조되자 양측 지지자들이 상대를 무력화시켜 대선후보 경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무차별적 공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그럴 듯 하다.

한 초선 의원은 "벌써부터 이 정도니 내년 경선에 이르면 감정싸움이 얼마나 극에 달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미 7ㆍ11 전당대회의 대표경선 과정에서 대리전을 치러 감정이 다친 상태다. "지금부터 이명박과 박근혜를 편가르는 것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방해하는 것"(nhpl57)이라는 우려의 글이 적잖이 올라오는 것도 그래서다.

염영남 정치부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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