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품 가격은 오르는 반면 수출품 가격은 계속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2분기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은 늘어나 수익성 악화를 일부 만회할 수 있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72.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8.1%나 하락한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로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하락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이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수출로 경제규모가 커져도 소득은 별로 늘지 않아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진다.
수입단가지수는 125.8로 1990년 4분기(134.0)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분기 대비 3.2% 급등해 상승률 측면에서도 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원자재 가격이 전기대비 6.0% 상승한 가운데 특히 원유는 10.1%, 비철금속은 12.2% 급등했다. 이에 반해 수출단가지수는 91.2로 전분기 대비 0.3% 하락해 200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이 증가한 데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7.4% 오른 148.6를 기록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한 후 100으로 나눈 것으로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4분기의 150.8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으나 전분기의 140.5 대비로는 큰 폭의 오름세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2001년 96.2, 2002년 108.4, 2003년 118.7, 2004년 139.4, 2005년 140.9로 중장기적으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으나,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최종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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