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평가는 이란전부터.’
16일 대만과의 아시안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둔 ‘베어벡호 1기’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데뷔전에서 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에 불과한 대만을 상대로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만족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어벡호의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자갈밭이 연상될 정도로 그라운드 상태가 열악했고, 대만이 철저한 수비 지향 전술로 나섰기 때문에 온전하게 전술적 역량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그라운드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컨트롤을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한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베어벡호의 ‘본색’은 9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 3차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FIFA랭킹 45위 이란은 한국,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 최강으로 분류되고 있는 팀. 독일월드컵에서 비록 1승도 건지지 못했지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이 대거 포진한 막강한 팀이다. 특히 이란은 이날 시리아와 비기면서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 한국 원정경기에서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맞설 한국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이드)과 이영표(토트넘) 등 해외파에 총동원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는 유로2008 예선이 열리기 때문에 유럽리그 일정이 없는 유럽파 소집에 어려움이 없다.
베어벡 감독도 “이란전에서는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최정예 멤버’로 경기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베어벡호’가 대만전에서 노출한 공격력 강화의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 대만전에서 고질적 문제인 미숙한 문전처리와 크로스의 부정확성 등을 노출시켰다. 베어벡 감독은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 훈련을 많이 했지만 실전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미흡한 점들을 잘 가다듬어 이란전에 대비하겠다”며 무딘 창 끝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인천공항=김정민기자 goavs@hk.co.kr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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