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P어학원엔 고교생 5명으로 이뤄진 '특별반'이 꾸려졌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2번, 한 번에 4시간씩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을 대비한 작문과 문법, 수학, 미국 역사 수업을 받았다. 대부분의 수업은 원어민 강사들의 영어 강의로 진행됐으며 학원 수강료는 2달 치로 한 사람 당 600만원을 받았다. 교재비 등은 이 비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강남구와 송파구,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을 중심으로 학원 244곳에 대해 특별 단속을 실시, 수강료를 책정 기준치보다 더 받은 68개 학원을 적발해 행정처분을 내렸다.
특히 P어학원의 경우 수업시간에 따른 1인 기준 수강료가 45만620원(2달)임에도 불구, 이를 무려 1,231% 초과한 금액을 받았다. 시교육청은 이에 '강습 정지 7일' 및 초과 금액 환불 조치를 내렸다.
원래 이번 단속은 2008학년도 대학 입시 제도의 변화를 앞두고 고액 수강료를 받는 학원들의 영업이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에 따라 실시됐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국내 입시 학원이 학생들로부터 받은 초과 수강료는 미국 입시 학원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방학이 되면 서울 강남지역 SATㆍ토플 학원은 '일시적인 U턴 유학생'들로 문전성시다. 6월과 8월 사이 잠깐 귀국해 주로 대치동과 역삼동, 압구정동에 몰려 있는 전문학원에서 시험대비 집중 코스를 받으려는 것이다. P학원보다는 덜 비싸지만 이들 시험 대비반 역시 월 100만~200만원의 수강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교 유학생 딸을 둔 A(50ㆍ여)씨는 "아무래도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낼 수 있는 학원은 미국이 한국만 못하다"며 "내년 여름에 딸을 불러들여 여기서 공부하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기 유학을 보낼 정도로 부유한 가정에 돈 몇 백만원하는 수강료가 문제겠냐"며 "교육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고액 수강료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기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