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드러내놓고 민주당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 ‘구하기’에 나섰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코네티컷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코네티컷주 공화당 지부가 지지후보 없이 중립을 지킬 것을 제안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이라크전을 지지한 것이 약점이 돼 당내 예비선거에서 패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리버맨 상원의원을 사실상 백악관이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코네티컷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앨런 슐레싱거가 선정돼 있는 상태에서 부시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는 누가 봐도 리버맨 의원의 무소속 당선을 바라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스노 대변인은 이같이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한 채 “과거 선거에서도 후보가 지방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대통령이 선거에서 물러나 있었던 일이 있었다”며 과거 사례를 앞세웠다.
그러나 공화당의 ‘리버맨 구하기’움직임은 리버맨 의원의 예비선거 패배 직후 민주당을 이라크전에서 뒷걸음질치는 ‘겁쟁이’로 공격하면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민주당 내에서는 ‘배신자’ ‘미운 오리새끼’로 통하는 리버맨 의원을 당파적 압력에 굴하지 않는 용기있는 인사로 되살려 냄으로써 코네티컷주에서 뿐만 아니라 11월 초 치러질 중간선거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리버맨의 당선을‘부시가 옳았다’는 주장과 연결시키려는 발상이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리버맨 의원 46%, 민주당 네드 러몬트 후보 41%, 공화당 슐레싱거 후보 6%로 리버맨 의원의 현실적 당선 가능성이 높은데다 슐레싱거 후보가 도박 관련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는 점도 공화당이 ‘리버맨 구하기’를 표면화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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