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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중동… 美 정책, 총체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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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중동… 美 정책, 총체적 실패

입력
2006.08.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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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휴전 결의 발효로 진정되고 있지만 중동은 여전히 혼미하다. 이라크는 내전이 날로 심해져 정부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고, 이란은 핵 개발 중지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를 거부했다. 또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계속되는 등 중동 곳곳이 지뢰밭과도 같은 양상이다.

이라크에서는 갈수록 민간인 희생자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이라크에서 숨진 민간인은 개전 후 최대인 3,438명으로 6월에 비해 9%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미군이 4,000여명의 병력을 바그다드에 증파했지만 자살 폭탄테러사건 등 종파간 내전으로 인한 희생자가 1월의 두 배인 하루 평균 110명으로 증가했다.

종교 갈등으로 마흐무드 알 마슈하다니 이라크 의회 의장은 사퇴의사까지 내비쳐 이라크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권력서열 3위인 그는 수니파와 쿠르드족으로부터 너무 급진적이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서의 민주주의 정착이 더딘 것에 대해 좌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주 국방부 청사에서 부시와 비공식 오찬에 참석했던 인사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많은 군인들을 희생시키고 있고 예산도 지원하고 있음에도 이라크가 발전하지 못하는데 대해 대통령이 서운한 감정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극적 타결이 기대됐던 핵 문제에서 강경기조로 돌아섰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5일 이 달 말까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안보리 결의에 대해 “이란 국민들이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레바논 사태에 대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물리치고 승리의 깃발을 높이 들었으며, 중동을 미국과 영국, 시오니스트들의 통치 하에 두려는 미국의 새로운 중동판짜기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휴전 발효로 레바논 난민들의 귀향과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전쟁 희생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4일 레바논 남부에서 15구의 시신이 새로 발견되는 등 레바논의 희생자는 어린이 300여명을 포함, 815명으로 늘었다.

유엔은 2주내에 남부 레바논에 3,500여명의 평화유지군 선발대를 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평화유지군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 13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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