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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화부 "우린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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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화부 "우린 모른다"

입력
2006.08.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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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다. 그 전날인 15일에도, 그 전날인 14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기다려도 대답 없고, 두드려도 방문을 열지 않는 그 사람. 바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다.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의 경질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인사청탁 거절' 때문이라는 유 전 차관과 '직무해태' 때문이라는 청와대의 엇갈리는 주장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유 전 차관의 경질 원인과 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장관은 각종 설(設)이 난무하고 있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 장관실로 찾아가도 "안에 계시기는 하지만 만날 수 없다. 나중에 만나라"는 비서진의 대답뿐이다.

장관이 이렇게 나오니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문화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면 꺼져 있거나 받지 않는 전화가 대부분이다. 간혹 전화 연결이 되면 사무실 밖이라는 이유로, 퇴근했다는 이유로, 휴일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대답이다.

문화부의 한 팀장은 15일 기자의 전화를 받자마자 "휴일에는 일을 하지 않겠으니 뭐라고 쓰든지 맘대로 하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책홍보팀마저 "해당 부서에서 보도자료를 가져오면 언론에 배포하는 게 일인데 우리가 뭘 알겠냐"는 식이니 상하 일관된 이 '모르쇠' 대응방식을 칭찬해야 할지 탓해야 할지 헷갈릴 지경이다.

쇄도하는 언론 취재에 시달리는 문화부 사람들의 고충을 짐작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알리고 싶은 사실만 알리라고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궁금한 게 많다는데, 세금 내는 국민 사정도 생각 좀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문화부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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