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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위조' 국제 조직망 갖춘 위조사범 3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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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위조' 국제 조직망 갖춘 위조사범 3명 적발

입력
2006.08.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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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과 여권은 물론 토익ㆍ토플 성적표 등 각종 공ㆍ사문서를 가짜로 만든 대규모 ‘위조사범단’이 적발됐다. 이들은 동남아 위조총책을 비롯한 국제적 조직망을 갖춘 채 ‘주문’ 이틀 만에 호적등본 등 ‘신분 세탁’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전문가마저 속아 넘어가는 국가유공자확인원을 만들어내는 등 완벽한 위조기술을 자랑했다. .

경남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16일 각종 자격증과 증명서를 위조한 태국인 A(31)씨와 위조조직의 국내 알선책 김모(31)씨, 위조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중국에서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한 최모(27)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위조 자격증 등을 구입해 진급이나 직위 공모에 활용한 공무원과 군인, 장기밀매 등 각종 범죄에 활용한 27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태국 방콕에 위조시설을 갖추고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해 위조 자격증을 만들어 준 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씨는 이 같은 자격증을 국내에서 살 수 있도록 외국 위조업자에게 알선해 준 혐의다.

경찰은 “국내 브로커 뿐만 아니라 개인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직접 중국의 위조 조직에 의뢰해 만든 경우도 있다”며 “적발된 위조자격증만 30여종류, 240점에 달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공ㆍ사문서가 위조대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모 시청 서기관 장모(49)씨는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각종 증명서와 자격증을 위조해 주는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브로커를 찾아갔다. 장씨는 “토익 성적증명서가 있으면 인사평가에서 유리할 것 같아 브로커를 통해 800점을 요구한 뒤 50만원을 송금하니까 열흘 만에 885점짜리 토익성적표가 배달됐다”고 말했다.

군인 윤모(42ㆍ상사)씨도 가족 중 국가유공자가 있으면 승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브로커에게 1차로 90만원, 10일 뒤 30만원 등 총 120만원을 주고 장인의 국가유공자확인원을 손에 쥐었다.

또 경찰조사 결과 브로커를 통해 200만원 정도만 입금하면 불과 이틀 만에 고교에서 대학졸업장,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세트로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38ㆍ여)씨의 경우 남편의 간이식 수술을 위해 장기를 불법매입한 뒤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기증자를 자신의 아들로 둔갑시킬 목적으로 위조브로커에게 80만원을 주고 가짜 주민등록증을 구입했다.

이 주민등록증은 홀로그램까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위조돼 병원 관계자들도 감쪽같이 속았다. 재수생인 유모(21)씨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까지 위조해 모 대학에 접수시켰다가 입시사정 과정에서 경찰의 추적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공ㆍ사문서의 위조범죄가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되는 등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거점을 둔 위조 총책 검거를 위해 인터폴 등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분세탁은 쉽지만 각종 증명서를 다루는 기관의 본인 확인 절차는 너무 허술하다”며 “진위를 정확히 가려낼 수 각급 기관의 문서발급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창원=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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