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초청장을 받아들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국제수학회총회(ICM)의 초청강연자라고 하면 전설 같은 이름들이 많거든요. 이제 우리나라 수학 수준을 인정받기 시작한 거죠.”(황준묵 교수)
22~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16회 ICM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강연자로 초청받은 고등과학원 수학부 오용근(45) 황준묵(43) 교수가 16일 과학기술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4년마다 열리는 ICM의 초청강연자는 20개의 수학 분야를 통틀어 130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ICM 강연의 초청강연자를 국적별로 따져보면 소수 선진국에 편중돼 있다”며 “강연 초청을 받은 것은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한국 수학계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최근 젊은 수학연구자들은 놀랍도록 훌륭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국제 학계에서 우리나라의 수학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좀 늦었다”고 말했다.
국제수학회는 국가들을 수학 수준에 따라 그룹1에서 그룹5로 나누며(숫자가 높을수록 수준이 높은 나라) 이에 따라 필즈상을 선정할 때 투표권을 차등 분배하는데 우리나라는 중간도 안 되는 G2에 속해있다. ICM은 1897년 첫 개최 후 1900년부터 4년마다 열리며 수학 분야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여하고 있다.
황 교수는 “사실 수학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큰 문제를 잡아 5년 정도 아무 부담 없이 연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작은 문제를 잡아 논문을 많이 써내야만 실적을 인정받는 풍토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ICM에서 황 교수는 ‘변형불변성 문제’라고 불리는 4~6차원의 복소기하학 분야를 강연한다. 그는 2006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2001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했다. 오 교수는 고전역학의 기하학과 관련된 분야의 지난 10년간 연구성과를 강연한다. 오 교수는 2000년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고등과학원 출신 연구원을 겸하고 있는 올레그 이마누빌로프 교수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의 김정한 박사도 초청강연자로 선정됐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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