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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략적 대선후보 경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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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략적 대선후보 경선 안된다

입력
2006.08.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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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태풍급 이슈인 한미FTA 논란에 이어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으로 정치권의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된 논란이 물밑으로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간간이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한국정치의 발전이나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적합한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정략적 판단이 앞서는 듯이 보여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 앞선다.

● 걱정스런 지역연합론ㆍ단일화론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이자 가장 큰 우려를 자아내는 것은 동서구도, 혹은 남북구도로 대표되는 지역간 연합론이다. 분열하면 진다는 것을 1987년 대통령 선거가 분명하게 보여준 이래, 매 대선은 연합한 후보는 승리하는 반면 분열한 후보는 진다는 것을 확인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연합을 통해 선거기반을 넓히고자 하는 유혹이 얼마나 클 지 이해하고 남음이 있다. 또, 선거기반의 확대는 통치기반을 확대시켜 선거 후 국정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간 연합은 정치적, 경제적 비용이 너무 큰 전근대적인 연합이다. 지역간 연합은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이나 자원의 합리적인 사용과는 거리가 먼 지역개발을 매개로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각 지역 내 일당주의를 강화해 지방정치에서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게 하고 이것이 다시 지역간 연합의 토대가 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간 연합은 정책적 유사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집권 후 정책적 공조와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가능성 역시 크다. 따라서 연합을 이루고자 한다면 정책적, 이념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범보수와 범진보 연합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선거 직전 단일화론이나 단일화를 전제로 한 분당론 역시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전당대회 직후 보통 5~10% 정도 지지율이 상승하는 미국정치의 예에서 보듯이 단일화 직후에는 단일화 거품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단일화 거품이 채 빠지기도 전에 선거를 치른다면 유권자의 차분한 판단이 반영된 공정한 선거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정책적 유사성이 없는 정략적 단일화의 문제점은 차치하고도 특정 정당의 후보로 선출된 후보가 자신들을 선출해준 당원과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절차도 없이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 것이 정치적으로 정당한가라고 하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도 그 직을 사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선거의 의미가 그만큼 엄중함을 뜻하는 것이다. 아무리 당내 선거였다지만 피선자가 선거권자의 뜻도 물어보지 않고 동시에 다른 정당의 후보가 되거나 후보를 사임해 그 정당의 후보는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당성을 지니기는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피하고자 한다면 후보단일화의 순서를 바꾸어야 한다. 각 정당이 후보를 선출한 이후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 공동의 후보를 내고 싶은 정당이 모두 참여해 연합경선을 하고 그 결과로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 경선과정에 국민 참여 있어야

아울러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당이 후보경선과정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 중 당비를 내는 실질적인 의미의 당원은 0.3%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이들만이 후보 자격과 후보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면 전 국민을 대표하는 후보를 선출하기 어렵다.

더구나 당비가 아니라 국민의 혈세에 정치비용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우리의 정당구조에서는 국민이 진정한 당원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각 정당은 재정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는 진정한 당원인 일반국민에게 후보경선과정은 물론, 후보경선 논의과정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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