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17(1964년 도쿄올림픽, 66점차 패배).
67-146(1990년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 79점차 패배)
16년 만에 맞붙은 한국과 세계 최강인 미국의 농구 국가대표팀간의 대결. 점수차는 줄었지만 실력의 벽은 여전했다. “중국(미국에 73-119, 46점차 패)보다 한 점이라도 덜 지는 게 목표”라던 한국 대표팀 최부영 감독의 목표도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이 1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비타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2006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63-116, 53점차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전 전패를 기록했고, 미국은 리투아니아, 한국과 벌인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1만2,477명의 관중으로 가득찬 이날 체육관은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득점이 터질 때는 물론이고, NBA에서 뛰고 있는 미국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도 열광했다.
터키 리투아니아 등 유럽의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한국의 트윈타워 하승진(밀워키ㆍ223㎝)-김주성(동부ㆍ205㎝) 콤비도 크리스 보시(토론토ㆍ208㎝), 드와이트 하워드(올랜도ㆍ210㎝)가 버틴 미국의 골밑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란한 개인기와 꽉 짜인 수비 조직력, 야투 성공률까지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미국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높이와 파워에서 압도한 미국 선수들은 한국의 림을 ‘맹폭’했다. 선발 출전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ㆍ203㎝)가 1쿼터 초반 오른쪽 측면에서 파고들어 꽂은 덩크를 시작으로 하워드, 보시, 엘튼 브랜드(LA 클리퍼스ㆍ203㎝), 카멜로 앤서니(덴버ㆍ203㎝) 등 2m가 넘는 장신 선수들은 물론이고, 193㎝의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까지 잇따라 덩크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3쿼터 중반 제임스가 앨리웁 덩크슛을 터뜨린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치자 관중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전반을 62-35, 27점차의 리드로 마친 미국은 후반에도 강한 체력을 앞세워 한국을 몰아붙였다. 제임스는 중앙돌파에 이은 현란한 레이업과 정확한 3점슛을 선보이며 23득점 6리바운드로 NBA 최정상급 선수다운 기량을 뽐내며 경기 MVP에 선정됐다.
반면 한국의 하승진은 긴장한 듯 쉬운 골밑슛을 놓치고, 잦은 실책을 범하며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골밑에서 밀린 한국은 4쿼터엔 방성윤(3점슛 3개ㆍ21점)을 내세워 외곽슛 위주로 공격을 펼쳤지만 잦은 실책과 슛난조로 수준차를 실감해야 했다. 최부영 감독은 "선수들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수비에 중점을 둬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이렇게 비참한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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