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경질 파문이 인사문제 자체 보다는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의 개입과 이에 대한 유 전 차관의 감정적 반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 전 차관과 가까운 한 문광위 의원은 15일 “아리랑TV 부사장과 영상자료원장은 예전부터 말이 많았던 자리여서 청와대와 협의하는 것은 당연했다”며 “다만, 협의하는 과정에서 양정철 비서관이 지나치게 개입해 유 전 차관의 감정이 많이 상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 비서관이 유 전 차관에게 어떤 언사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 전 차관이 자존심이 상해 청와대와의 인사협의 과정에서 필요 이상 반발했고, 이것이 다시 청와대를 자극해 유 전 차관 경질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양 비서관이 ‘배째라’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 전 차관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해서는 (실명이 거론된 데 대해) 상당히 미안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 전 차관이 무슨 의도를 갖고 사건을 터트렸다기보다는 언론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쌓인 감정을 감추지 못해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유 전 차관은 한나라당보다는 여당 쪽과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다”며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격한 말싸움을 벌여 배석한 부하직원 앞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 전 차관이 이런 성격 때문에 직급이나 연령에서 아래인 양 비서관의 개입을 참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제 와서 유 전 차관을 영웅취급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다른 문광위 의원은 “유 전 차관은 업무추진력을 인정 받아 청와대가 6개월 전 차관으로 임명한 사람”이라며 “청와대의 주장처럼 유 전 차관이 의도적으로 신문유통원을 방치했다고도 보지 않는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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