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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 34일 손익계산서/ 최종 승자는 나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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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 34일 손익계산서/ 최종 승자는 나스랄라?

입력
2006.08.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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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 결의가 14일 발효되면서 양국 국경의 총성은 34일만에 가까스로 멈추었다.

하지만 휴전은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다. 유엔군과 레바논이 완충지역을 완전히 접수하기까지 이스라엘군은 철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남아 있는 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측의 가벼운 도발이 다시 전면전으로 비화할 개연성이 높다. 외신들이 휴전을 계기로 레바논 사태의 득실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도 단정을 못 내리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휴전이 발효된 뒤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나타난 전쟁의 양상과 휴전 과정에 비춰보면 그의 발언이 자화자찬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중ㆍ단거리 로켓의 80%를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헤즈볼라는 휴전 발표 직전 200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에 발사하는 등 전력손실이 크지 않음을 과시했다. 이스라엘이 제거 표적으로 삼았던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의 집중 폭격에도 건재, 이슬람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전승신화의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다. 민간인 거주지역을 집중 폭격, 세계 각국의 비판에 직면했고, 첨단무기를 동원했으면서도 절대 열세인 헤즈볼라의 역공에 고전해 작전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휴전협정에서 헤즈볼라에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 병사 2명에 대한 석방도 확답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책임론에 휘말리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의 양상으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보다 이득을 챙겼다는 평가를 부인하기 어렵다.그러나 최종 성적표는 휴전 협정의 어떻게 완료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지적했다. 리타니강 부근의 완충지대 설치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등 후속작업이 성공한다면 이스라엘은 당초 목표를 달성한 결과가 돼 실패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레바논은 이번 주말까지 리타니강 북쪽에 1만5,000여명의 군대를 배치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이 1주일 뒤쯤 평화유지군을 남부레바논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포로 13명과 게릴라 시신 수십구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이들을 헤즈볼라에 포로로 잡혀있는 자국 병사 2명과 교환하기 위해 넘겨줄 수도 있다고 이스라엘군 관리들이 15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붙잡고 있는 포로들을 석방할 수도 있는 중재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팔레스타인과는 어떤 포로 교환 협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는 헤즈볼라측에 자국 병사들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해왔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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