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로 인해 얻은 우울증을 앓다 자살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신동승)는 13일 우울증을 앓다 지난해 3월 자살한 공무원 조모씨 유족이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지급 부결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조씨는 지난해 3월, 23일 동안 단 3일만 쉬었을 뿐 주말 구분 없이 출근해 일하고 평일에는 매일 자정 무렵까지 초과근무하는 등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우울장애가 발병, 악화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2000년 경기 모 시청 9급 공무원에 임용됐지만 과도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2002년 사직했다. 조씨는 2005년 다시 임용돼 같은 부서에서 일하게 됐고 “어렵게 공무원이 됐는데 실수할까 두렵다, 민원인들과 실랑이하는 것도 귀찮다”는 등 우울증을 호소했다. 조씨는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시청 옥상에 올라가 투신했고 유족은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사망했다”며 소송을 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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