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재판관, 대법원장과 18년差… 신임 재판관들도 젊어질 듯
다음달 15일 출범할 ‘4기 헌법재판소’는 한층 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효숙(55ㆍ사법시험 17회) 재판관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헌법재판소장에 임명될 경우 나이는 물론 법조경력이 역대 가장 적은 소장이 된다.
1대(1988~1994년) 조규광 소장은 취임 당시 62세였고 2대(1994~2000년) 김용준 소장은 56세, 3대(2000~2006년) 윤영철 소장은 63세였다. 이들은 각각 39년, 37년, 41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한 후에 소장에 임명됐다. 이에 비해 전 재판관의 법조경력은 31년이다.
그 동안 헌재 소장이 헌법재판관 중 최고참이라는 관행도 깨지게 된다. 역대 소장들은 다른 8명의 재판관들보다 사법시험(옛 고등 고시) 기수가 높거나 최소한 같았지만 전 재판관은 주선회(사시 10회) 이공현(13회) 재판관보다 기수가 낮다. 이미 재판관으로 내정됐거나 재판관 후보로 거론되는 이우근(14회) 서울중앙지법원장, 이동흡(15회) 수원지법원장 등 역시 전 재판관보다 기수가 높다.
대법원과도 큰 차이가 난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재 소장에 대한 예우를 대법원장과 같은 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훈(64ㆍ고시 15회) 대법원장은 전 재판관보다 무려 18년 시험 선배다. 사법부의 양대 축을 형성해 온 헌재의 위상이 대법원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재판관이 소장을 맡게 되면 전 재판관보다 기수가 낮은 인사들이 재판관의 상당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목영준(19회) 법원행정처 차장은 국회 몫으로 내정됐고 김희옥 법무부 차관, 홍경식 법무연수원장(이상 18회), 조용환(24회)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가 대통령 몫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조 변호사는 법조경력이 24년으로 대부분 30년 이상 법조 경력을 지닌 인사를 재판관으로 임명해 온 관례에 비춰볼 때 그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시대변화에 능동적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헌재의 연소화를 우려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양립한다.
재야의 한 변호사는 “정치적 현안을 많이 다루는 헌재는 법리 해석을 위주로 하는 대법원과 그 성격이 다르다”며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변협은“대법원장 이상의 경륜과 풍부한 법률지식을 가진사람이 헌재 소장에 임명돼야한다.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할 경우 헌재의 결정들이 자칫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전효숙소장 체제를 공식 반대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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