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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사태 확산/ 여야 '경질이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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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사태 확산/ 여야 '경질이유' 공방

입력
2006.08.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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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 파문을 바라보는 여야 국회 문광위원들의 시각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한나라당은 ‘유 전 차관과 청와대 386 인사들의 해묵은 갈등’을, 열린우리당은 ‘유 전 차관의 다혈질적 성품’을 경질의 진짜 이유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올곧은 성품의 유 전 차관이 평소 청와대의 말을 잘 듣지 않아 찍혀 있던 터에 아리랑TV 부사장과 한국영상자료원장 인사청탁 건이 결정타가 돼 내쳐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유 전 차관이 청와대 386 인사들과 정책 문제로 자주 마찰을 빚었다” “청와대가 문화부 내부 인사에도 일일이 간섭해 유 전 차관이 반발했다”는 정황들을 제시했다.

한 의원은 “유 전 차관은 경질되기 바로 전날에도 국회로 나와 문광위원들과 비공개 업무 협의를 할 만큼 갑작스럽게 경질됐다”며 “당연히 정치적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여권 핵심 인사가 이번 인사청탁 파문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받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인사가 총리실 비서관 출신인 K모 씨를 아리랑TV 부사장에 앉히려 팔방으로 움직였고, 유 전 차관이 부사장 직제까지 없애며 강력 반발하자 청와대가 괘씸죄로 작심하고 경질 했다는 시나리오다. 한나라당 대표실엔 약 열흘 전 “아리랑TV 인사를 두고 복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유 전 차관에 대해 “정의감이 높지만 문광위에서 아무리 호된 질책을 받아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나같이 두둔했다. 반면 유 전 차관이 인사청탁의 당사자로 지목한 양정철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선 “평소 상대를 푹푹 찌르는 화법으로 유 차관을 자극한 게 틀림 없으며, ‘배 째라’는 발언도 직접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문광위원들은 이번 파문과 관련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청문회 개최를 추진키로 했다.

우리당은 반대로 “다혈질인 유 전 차관은 어차피 정무직인 차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번 파문을 차관 개인의 자질 문제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유 전 차관이 툭하면 문광위원들과 충돌해 언젠가 크게 문제가 될 줄 알았다” “김명곤 장관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같은 설명들이 뒤따랐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부처 장관 한 명 교체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 무슨 정치적 이유가 있겠느냐”며 인사청탁 배경 설을 일축했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유 차관이 인사 문제를 언급한 것은 정의감 때문이기 보다는 자기들(문광부) 밥그릇 지키기 차원일 것”이라고 폄하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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