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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궁화꽃 사랑을 가슴에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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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궁화꽃 사랑을 가슴에 담자

입력
2006.08.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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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우리 민족이 식민치하에서 해방된 광복절이 있어 더 뜻 깊은 달이다. 지구상에는 크고 작은 나라를 막론하고 자기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國旗)와 국가(國歌)가 있어 나라의 행사나 뜻 깊은 일이 있을 때마다 국기를 들고 국가를 부르며 애국애족의 마음을 가슴에 담아 왔다. 나라와 민족을 나타내는 다양한 상징물이 있겠지만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갖는 것이 나라꽃이라고 생각된다.

● 은근과 끈기의 표상

우리나라의 국화(國花)는 무궁화 꽃이다. 무궁화는 본래 북부 인도에서 중국의 북부지방에 걸쳐 자생한다고 한다. 한반도에 무궁화가 분포하고 있다는 기록은 4,200여년 전 중국의 지리와 풍속을 기술한 고전 '산해경(山海經)' 에서 북방에 있는 군자의 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이 있어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진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기록이 있지만 신라시대 때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하여 무궁화의 고장이라고 부른 기록이 있고, 현대에 와서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가사를 담을 만큼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되어 왔다.

무궁화는 꽃이 아름답기를 고대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 '히비스'를 닮았다고 하여 세계가 공인하는 학명(Hibiscus syriacus L.)에 '히비스커스'(Hibiscus)라는 속(屬)명을 붙여 부르고 있다.

장미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볼수록 소박한 꽃잎과 꽃송이 한가운데 민족의 혼과 정열을 토해내는 듯한 붉은 화심, 그리고 무더운 여름날에 피기 시작하여 찬바람이 불어 올 때까지 쉬지 않고 피고 지는 모습이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은근과 끈기를 상징하는 표상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우리나라를 상징한다는 이유 때문에 일본 강점기 때 우리 문화에 대한 말살 정책은 나라꽃으로 상징되는 무궁화에도 가해져 보이는 즉시 뽑아 없애거나 불태워 버렸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손에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나 눈병이 생긴다고 선전하여 '부스럼 꽃'으로 이름 붙여 탄압했던 기록들이 남아 있다.

최근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른 봄부터 벚꽃, 장미꽃 그리고 이름도 듣지 못한 들꽃축제까지 난무하면서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축제는 고작 광복절을 맞아 당국에서 주관하는 행사성 축제에 지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 단점보다 좋은 점을 봐야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장미는 잉글랜드의 국화다. '장미꽃은 가시가 있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다. 역설적으로 가시가 있어 장미가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혹자는 무궁화에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이 있어 싫어한다고 한다. 무궁화 꽃을 보기 위해 벌레를 잡아주는 것이나 장미꽃의 가시를 다듬는 것이 무엇이 다르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모두가 나라꽃 무궁화 사랑을 가슴에 담으면서 단점보다는 좋은 점들을 찾아 세상에 알리고, 장미 정원과 벚꽃 길 같은 무궁화동산과 거리를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 남겨주면 어떨까.

변광옥 국립산림과학원 유실수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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