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들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휴대폰과 TV를 강타한 '슬림 열풍' '다이어트 돌풍'은 가전분야로 급속히 확산되며, 무게와 크기를 대폭 줄인 제품들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뭐든지 '날씬한 것이 미덕'이 된 사회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우선 무게를 빼 이용자의 물리적 부담을 줄인 인체공학 제품들이 눈에 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청소기 '클라리오 Z7520'의 무게는 불과 4㎏. 기존 제품보다 3㎏이상 가벼워, 노약자라도 청소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흑백 레이저 프린터 'ML-2510'도 무게를 기존 제품(10㎏)의 절반 수준인 5.6㎏까지 줄였다.
이장재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 사업부 상무는 "점차 고속ㆍ소형화하고 있는 프린터 시장의 흐름을 반영해 성능은 높이고 무게와 크기는 줄였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가벼운 것이 전부는 아니다.
무게를 줄였는데도 체형이 바뀌지 않았으면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크기까지 확 줄여 사용하기 편리해져야만 성공한 다이어트가 된다.
JVC코리아의 '에브리오G'캠코더는 기존 캠코더가 한 손으론 버거울 만큼 무겁고 컸던 단점을 개선, 손안에 딱 잡힐 만큼 작고 가볍게 만들어졌다.
회의실 한 가운데를 차지하던 프로젝터들도 작아지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초미니 프로젝터 '포켓 이미저'는 가로 12.7㎝, 세로 9.4㎝이고, 무게는 700g에 불과하다.
엡손의 '3LCD 프로젝터'도 크기가 가로 13.8㎝, 세로 10.3㎝이다.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통해 S라인을 추구하듯, 가전 제품에도 슬림한 라인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수납이 용이한데다가 제품 자체만으로도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통통하고 펑퍼짐했던 전기밥솥들도 이런 이유에서 살을 빼고 있다.
부방테크론의 '리홈 블랙 앨번 IH 압력 밥솥'은 옆라인에 검정색을 삽입, 날씬한 느낌을 살렸다. 쿠쿠홈시스의 'CRP-HF0610FI'는 옆라인을 강조, 슬림성을 강조했다.
특히 일렉트로룩스의 '브렉퍼스트 무선주전자'는 세련된 S라인에 가까운 유선형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또 삼성전자의 초경량 패션 MP3플레이어(YP-F2)는 무게가 20.5g(배터리포함)에 불과,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 소품으로 연출할 수도 있다.
최고의 다이어트는 역시 '덜 먹어도 힘이 나는' 것. 바로 소비전력을 대폭 줄인 가전제품들이다.
LG전자의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 686ℓ 모델은 월간 소비전력량이 26.7㎾h에 불과, 국내출시된 동급 냉장고 중 최저다. 삼성전자의 지펠 양문형 냉장고 680ℓ 모델도 월간 소비전력량이 27.4㎾이다.
몇 년전만 해도 이 정도 크기의 냉장고가 월간 50~60㎾h의 전기를 삼켰던 점을 감안하면, 전기료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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